반려동물 어싱 이야기
우리 강아지, 요즘 들어 자주 처지고, 이유 없이 긁고, 밥도 잘 안 먹고.
병원을 가도 "특별한 이상은 없다"는 말만 돌아올 때.
"우리 애가 땅을 마지막으로 밟은 게 언제였지?"
지구상의 모든 동물은, 수백만 년 동안 땅과 맞닿아 살아왔습니다. 발바닥이 흙을 느끼고, 몸이 자연스럽게 대지와 이어지던 삶.
이걸 어싱, 또는 그라운딩이라고 부릅니다. 땅은 미세한 음전하를 띠고 있고, 동물의 몸에 쌓인 염증성 양전하를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자는 동안에도, 쉬는 동안에도, 걷는 동안에도 땅과 이어지는 것만으로 몸은 스스로를 회복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사람이 개와 고양이를 가족으로 들이기 시작하면서, 그 연결이 끊어졌습니다. 아파트 마루, 강아지 침대, 유모차, 실내 놀이터. 사랑을 담아 만든 공간들이지만, 그 어느 것도 땅이 아닙니다.
어릴 때는 그나마 괜찮아요. 견주도 힘이 넘치고, 산책도 매일 나가고, 흙냄새도 맡고 뛰어다니니까요. 그때는 적어도 하루 한두 번, 땅과 이어지는 시간이 있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달라집니다. 강아지가 나이를 먹으면 산책이 줄어들어요. 관절이 약해져서 오래 걷기가 힘들고, 견주도 바쁘고, 날씨도 덥고 춥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한 달에 몇 번 나갈까 말까 하는 상황이 됩니다.
하루 종일 실내에서, 마루 위에서, 침대 위에서. 몸에는 활성산소와 염증성 전하가 쌓여가는데 빠져나갈 곳이 없는 거예요.
그리고 이 시기가 공교롭게도 반려동물에게 각종 질환이 쏟아지는 시기와 정확히 겹칩니다. 피부 트러블, 관절 통증, 수면 장애, 면역력 저하.
어싱 연구들은 일관되게 말합니다. 대지와 연결되면 체내 염증 반응이 줄고, 코르티솔 수치가 안정되고, 수면의 질이 올라가고, 혈액 순환이 개선된다고.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발바닥 피부로 전류를 주고받는 구조는 동물도 마찬가지니까요.
잔디밭에 나간 강아지가 이유 없이 뒹굴고, 흙을 파고, 땅에 배를 깔고 눕는 거. 그게 그냥 장난이 아니라, 몸이 본능적으로 땅을 찾는 거일 수 있어요.